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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piral Groove SG-1
번호 : 19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08-08-12 조회 : 24472
앨런 퍼킨스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명작



앨런 퍼킨스, 아날로그를 좋아하시는 애호가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봄직한 인물이다. 현대 아날로그 역사의 산 증인이자 이 시대 최고의 설계 엔지니어이기도 한 그가 아날로그 턴테이블 설계에 몸담은 지도 벌써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렸다. 그의 경력을 거슬러 올라가면 먼저 유명한 소타사의 턴테이블 개발 시 핵심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력과 자신이 설립한 ‘Immedia’라는 브랜드를 통해 RPM1, RPM2 등의 제품을 발표한 경력 등이 돋보인다. 특히 그가 설계한 제품 모두 당대에는 상당히 신선한 반향을 일으킬 만큼 기술적으로나 음향적으로 뛰어난 제품들로서 모두 베스트셀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경험 많은 독자 분들은 눈치를 채고 계시겠지만, 퍼킨스 씨의 설계 방식에 일관되게 흐르는 사상이 있는데 이는 초하이엔드급 음향에 콤팩트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초중량급 제품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크기를 초월한 재생 음향을 선보인다. 콤팩트한 제품의 장점에 스케일 큰 사운드를 접목하는 설계 방식의 귀재인 것이다. 특히 최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가 설계했던 예전 제품들인 ‘SOTA’나 ‘Immedia’의 턴테이블들의 경우 최신 제품에 전혀 뒤지지 않는 디자인 감각과 사운드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만큼 그를 현대 아날로그 플레이어 부문의 최고 실력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새로운 브랜드인 ‘스파이럴 그루브’를 창업하고 신제품을 출시하여 다시 많은 아날로그 마니아들을 놀라게 했다. 호기심 많은 필자를 단지 외국 잡지의 리뷰 기사와 퍼킨스 씨의 명성만으로 작년부터 소개되기 시작한 이번 리뷰 제품이자 스파이럴 그루브의 플래그십 제품인 ‘SG1’ 모델을 국내 1호로 도입하게 되었다. 직•간접적인 청취 기회도 없이 단지 느낌만으로 도입하게 되었으니 대단한 도박을 한 셈이지만 결과는 대만족이다.

지난 4개월의 사용 기간 동안 한 번도 필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정도로 제품의 성능은 실로 놀랍다. 이 제품의 경우 미주 지역 및 이웃나라인 일본에서의 인기가 대단하며 올해 스테레오 사운드의 코티 수상 및 아날로그 플레이어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던 린의 제품을 제치고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된 영예를 안은 것은 그만큼 구차한 설명이 불필요한 최고의 제품임을 입증시켜 준다.



콤팩트한 외관과는 달리 이 제품의 무게는 무려 32kg이다. 섀시부를 3층으로 구성한 점이 일단 눈에 들어온다. 자세한 구조를 살펴보니 카본 복합 금속을 단조 알루미늄으로 끼운 두 장의 베이스부에 총 3개의 고무 재질 인슐레이터를 끼운 복합 구조이다. 스파이크로 구성된 바닥과의 접지면 역시 고무 재질의 인슐레이터를 부속한 구조이다. 단순한 섀시 하나에도 진동을 고려한 구조적인 접근 방식이 돋보이며 이는 분명 설계자의 오랜 경험과 이론적 바탕 위에 제작된 산물일 것이다.

플래터의 경우 무려 4중 샌드위치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의 목적은 당연히 최상의 공진 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며 메이커 측의 설명에 의하면 다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한 음향적으로 가장 우수한 구조 및 재질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적층 구조는 위로부터 그라파이트, 비닐수지, 페놀수지, 스테인레스 구조로 당연히 이 부분에서도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최하부의 스테인레스부의 경우 상판의 플래터보다 좀더 크게 제작되었으며 이는 전체적인 중량을 확보하여 관성모멘트 측면에서의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구조이다. 한편 구동용 드라이브 벨트의 경우 최하위단인 스테인레스부에 걸리게 되는 구조를 채택하였다.

구동 모터는 12V의 교류 싱크로너스 타입을 채용하였다. 황동 재질의 박스에 수납되어 상판 내부에 격리된 구조이며 전원부 독립 방식이다. 과거 소타 시절부터 명성을 날리던 고도의 정밀한 회전부에는 이 제품의 가장 특출할 만한 기술적 내용을 담고 있다. 세라믹 볼과 사파이어 디스크를 상부에 배치한 인버티드 베어링 방식이며 베어링 소재는 기밀 사항이라 공개가 어렵다고 한다. 스핀들 부분의 경우 회전에 따른 잡음 차단 목적으로 베어링 부분과 분리되어 있으며 구동 모터의 경우 철저한 분리를 통해 위판 내부에 격리되어 있는 구조이다.



톤암 베이스 부는 매우 특이한 형태를 취한다. 베이스부에 설치된 3개의 홈에 맞춘 상태에서 회전을 통해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이다. 확실한 고정과 더불어 암 베이스 교환 시의 용이성을 동시에 이루어냈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인해 한 개 이상의 톤암 장착이 불가능하지만 간단한 교체로 다수의 톤암을 사용할 수 있는 배려성이 높은 설계 방식이다.

그리고 이 제품에는 최초로 자기 부양에 의한 플래터의 플로팅 방식을 채택하였으며 자세한 기술적 내용은 메이커 측의 언급이 없는 관계로 설명이 불가하지만 적어도 앨런 퍼킨스 씨의 성향을 볼 때 고도로 계산된 방식에 의한 부양 방식을 택했음을 확신한다.

별도의 시청이 필요가 없을 만큼 필자에게는 익숙한 음이지만 리뷰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 이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오랜 사용 기간을 통해 느낀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으로 특유의 리듬감과 정밀함을 첫 번째로 꼽고 싶다. 특히 보컬 곡이나 리드미컬 한 재즈 선율들을 들어 보면 이 제품의 탁월한 리듬감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는 분명 제작자의 음향 철학 자체를 반영한 것으로 과거 소타사의 제품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크기를 초월한 스케일 감은 대편성 곡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며 거기에 덧붙여 기타 중량급 턴테이블이 갖기 힘든 탁월한 스피드감은 디지털의 세계를 능가하는 경향이다. 특히 침투력과 해상력이 현저히 높아 이는 대편성 곡 재생 시 극단적인 오디오적 쾌감으로 이어진다.

한편 탁월한 리듬감을 수반하여 어떤 음악을 들어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 제품의 성향은 밀스타인 마스터피스 앨범에서 극에 달하게 된다. 하늘거리는 듯한 고역 정보의 섬세함을 배경으로 리드미컬한 음의 전개 및 탁월한 밸런스는 꿈과 같은 세계를 연출해 준다. 단지 바이올린의 선율 자체를 일반적인 아날로그 재생 경향인 두께를 수반한 청취상 편안함을 강조하기보다는 가닥추림이 좋은, 해상력으로 풀어나가는 성향으로 경우에 따라 취향의 호 불호가 갈릴 문제라는 의견이다.

어떤 곡을 들어도 하이엔드적인 정교함과 스피드감, 투명함, 정보량 등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런 특성들을 과시하는 경향이 아닌 적절한 리듬감을 수반한 아름다움으로 마무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때로는 극한의 해상력을 수반한 예리함으로 곡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하는 모습도 보여 주지만, 하스킬 연주의 피아노 곡에서 보여 주는 잔향을 수반한 영롱함은 한없이 여성적인 성향을 함께 갖추고 있어 솔직히 웬만해서는 단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의 실력을 보여준다.

마이나르디 연주의 모노럴 녹음을 모노답게, 첼로라는 악기의 특성답게, 두툼하고 높은 온도감으로 표현하기에는 이 제품의 성향 자체가 워낙 하이엔드적이라 어렵겠지만 해상력을 강조하는 일부 제품에 있기 쉬운 단점인 음 자체의 빈약함이나 날카로움 등은 전혀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음 자체의 아름다움은 특필할 만한 개성이다. 재즈 삼바의 흥겨움을 과연 이만큼이나 즐거운 리듬으로 표현해 내는 제품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될 만큼 SG1의 성능은 놀라운 것으로 라이브 무대가 부럽지 않은 능력을 보여준다.

필자의 경우 골드핑거 다이아몬드 카트리지와 트라이 플레이너의 MK7 톤암과의 매칭으로 이 제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 조합이 선사하는 음의 특징들은 적어도 광대역 지향의 현대적인 경향과 탁월한 정보량, 스피드감 등에서는 초중량급 플레이어들이 전혀 부럽지 않은 사운드를 제시해 준다. 저역의 반응은 지극히 스피드하고 침투력이 높지만 부드러운 선율선을 갖고 있으며 고역 정보의 탁월함과 중역의 해상력을 수반한 적절한 두께 등 필자의 취향과는 정확히 일치하는 아날로그 사운드로 현대적이지만 과하지 않고 적절한 질감과 아름다운 선율을 추구하시는 분들께 최선의 선택이 될 것 같다.

제품에 대한 찬사로 일관하는 필자의 모습이 자칫 사용 제품에 대한 자기도취로 보일까 두려워 단점을 찾아보려했지만 솔직히 사운드 자체에는 큰 마이너스적 요인이 없다. 단점은 외관에 비해 높은 가격과 중량급 턴테이블에 비해 다소 빈약해 보이는 외양 등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특히 이 제품의 경우 톤암에 따른 음의 성향이 상당히 다채로워 약간의 불만일 수 있는 음의 온도감이나 진한 음색 등은 필자가 경험한 일부 톤암 등의 사용으로 보완이 가능할 것 같다.

앨런 퍼킨스라는 천재적인 설계자가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출시한 SG1은 분명 현대의 기념비적 모델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특히 같은 사이즈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든 완벽성과 설치 공간에 제약을 받는 하이엔드 지향의 마니아 분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날로그의 세계가 추억이나 향수 등의 단순한 표현으로 격하하는 디지털 애호가 분들에게 분명 이 제품에 대한 일청을 권할 만큼 재생 사운드의 퀄러티는 보편타당하다. 아름다운 음악성을 갖춘 스파이럴 그루브의 SG1은 앞으로도 필자의 메인 턴테이블의 하나로 오랜 기간을 함께할 최상의 선택으로 평가한다.

•크기(WHD) : 47x11.5x38cm •무게 : 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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